Diary

흔들다리

“그런 걸 잊어 버릴 수 없습니다.”

하동 진교가 친정인 이정례(1949년생, 사촌마을) 어르신은 남해 사촌마을로 시집을 왔다.
11살때 돌아가신 친정엄마 제사를 모시기 위해 임신 중 이었지만 결혼하고 첫 제사이니 남편이랑 같이 “요쪽 노량(남해 노량)에서 저쪽 노량(하동 노량)”으로 도선을 타고 건너갔다. 친정엄마 제사가 음력 6월 초이래 이니깐 그 때 즈음이고 본인은 25살. 제사를 잘 마치고 남편과 함께 남해로 돌아오는데 그때가 남해대교 개통식 날(1973년 6월22일)이었다. 이게 무슨 일이냐 싶어 도선에서 내려 공터에서 남해대교쪽으로 올라가 대교를 걷는데 다리가 흔들려서 걸음이 바로 안 걸어지고 좌우로 흔들흔들 하면서 대교를 걸어갔다고 한다.

“막 웃었어! 웃으면서 건넜어!”

무섭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막 제대로 걷지 못하니 서로서로 보며 막 웃었다고 한다. 신기했다고 한다. 다리가 무너질까 무섭지는 않으셨냐 하니, “다 같이 있는데 뭐가 무섭노.” 그렇게 하동쪽 끄트머리로 걸어갔다가 돌아와 버스를 타고 사촌마을로 돌아왔다고 한다.

부산이랑 시흥 딸내 집에 갔다가 돌아오는 버스에서 남해대교가 보이면, ‘내가 살던 땅에 들어간다. 반가운 다리, 반가운 다리.’ 마음 속으로 이러 신다고 한다.

10남매 맏며느리로 남편과 함께 배타며 살아온 이정례 어르신은 “골병이 들어도 할 수 없다. 앞만 보고 뛰자.” 라는 마음으로 여지것 살아왔다고 한다. 지금은 남해 노인대학에서 건강체조 배우고 대회나가서 상도 타고 엄청 재밌게 산다고 한다. 바깥 어르신은 3년전부터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해서 올해는 밭 에다가 컨테이너 놓고 허가도 받아 작업실을 만들어 놓고 거기서 연습한다고 한다. 올 가을에는 한 달간 휴가를 받아 도시에 색소폰 학원에 간다고 하는데 못마땅 하지만 그래도 한 평생 고생했으니 다녀오라고 했다면서 웃으신다.

공부를 제법 해서 진주 삼현여고 간 둘째 딸 대학 1년 다니고 등록금 없어 그만두게 한 것이 평생의 한 이라며 눈물지으셨다.

“그런 걸 잊어 버릴 수 없습니다.”

남해각은 “잊히지 않는 다리, 반가운 다리”라는 남해 사람들의 기억을 기념하며, 한 평생 섬에서 부지런히 살아온 사람들이 “막 웃을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재생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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