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버스 드라이버

“벌건게 딱 보일 때! 아~ 우리집에 왔구나”

남흥여객에서 25년을 버스 드라이버로 근무한 김정곤(1947년생, 차산마을)님이 남해대교를 통해 남해로 들어올 때를 표현한 말이다. 노량마을 사람 외에 가장 남해대교를 자주 본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 했을 때, 그들은 아마도 버스 드라이버일 것이다. 진주나 부산 또는 서울을 오가는 남해의 여객 버스 드라이버들은 거의 매일 남해대교를 건너고, 건너왔을 것이다. 낡은 버스를 몰고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버스 드라이버는 운전 뿐만 아니라 엔진 고장과 타이어 펑크 정도는 수리 할 줄 알아야 했다. 그렇게 남해-부산 편도 6시간, 남해-서울 편도 8시간씩 운행한 버스 드라이버는 남해대교가 보일 때 깊은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안전하게 남해까지 왔구나.’ 또 그 다음 날에 남해섬을 나갈 때는 ‘무사히 돌아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나갔을 것이다.

1983년 1월16일 남흥여객에 입사해서 2007년 5월30일날 퇴직한 김정곤 버스 드라이버는 남해대교가 놓여지고 열린 육지길로 남해에서 부산과 서울 노선 그리고 관광버스를 운행했다. 남해에서 출발한 버스는 진교-곤양-완사-진주-마산을 거쳐 부산(사상)에 도착했는데 소요시간은 6-8시간이었다. 아무일 없이 가면 6시간 중간에 펑크나면 8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주유소도 흔하지 않아서 출발할 때 버스 기름 탱크에 꽉 채운 다음에 여분 기름통 4-5통을 챙겨서 갔다. 그 당시 버스에는 버스기사 1명+안내양 1명+남자 조수1명 총 3명이 탑승했다고 한다. 안내양은 입구에서 어르신들 짐 올려주고 부축도 해주는 역할을 하고, 남자 조수 1명은 뒷문으로 내릴 때 승객 도와주고, 차에 기름도 넣고 펑크 나면 버스 드라이버의 수리를 도왔다고 한다. 서울-남해 노선을 다닐 때 휴게소가 귀해 갓길 소변 보는 아가씨분들 위해서 우산은 필수로 챙겨 다녔다는 이야기. 눈이 많이 와서 제일 오래 걸렸던 시간이 48시간30분이었다고 하니 물자가 흔하고 기술이 쉬워진 시대인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화전문화제 갔다가 남해대교 이야기 자원 수집 홍보물을 보고, 두 장의 사진을 제보한 김정곤님은,

“내가 남흥여객 관광버스를 운전했으니깐 여러 관광지에 전시장을 많이 가봤어. 손님 내려주고 혼자 둘러보거든. 근데 소재가 적으면 아쉽더라고, 좀 초라해 보여. 근데 남해각에 전시장을 만든다고 하니깐 사진 두 장이라도 내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서. 이렇게 소재가 많아져야 전시장이 좀 꽉차 보이지 않겠어? 그런 마음으로 별 볼일 없는거지만 제보했어. 사진은 안 돌려줘도 돼. 잘 만들어줘.”

우연인지는 몰라도 버스 드라이버 분들의 제보가 많고 기억력이 대단하다. 남해대교 이야기 자원을 활용해 작가들이 다양한 작품들을 창작할 예정인데 인물이 등장한다면 직업이 ‘버스 드라이버’ 이면 할 이야기가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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